톰소여와허크 2010. 8. 31. 15:22

 

괴물을 봤다.
한강변에 나타난 괴물은 독극물에 중독 되어 기이하게 일그러지고 흉포해진 물고기의 변종이다. 요즘엔 영화 내용과 상관없이 ‘괴물’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절반 가까이의 개봉관을 가진 괴물의 탄생이야말로 진짜 괴물 같은 짓거리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독자의 선택권을 줄이고 괴물을 강요한다고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여전히 보고 싶은 영화를 볼 뿐이다. 진짜 괴물 논쟁은 영화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한강의 괴물은 어쩌면 억울한 희생자일 수도 있다. 수 만명이 마시는 한강 물에 독극물을 내보낼 수 있는 무신경과 배포를 가진 무리가 바로 평범을 넘는 진짜 괴물이다. 있지도 않은 바이러스 소문을 만들어 여론 몰이를 하는 행위 역시 괴물의 짓이다. 이 괴물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괴물스럽다 할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가 눈에 보이는 공포보다 훨씬 심각하고 위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괴물’은 여러 괴물을 함의하고 있기에 더욱 빛나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