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소설> 허삼관 매혈기
톰소여와허크
2010. 8. 31. 15:58
위화, 허삼관 매혈기, 푸른숲
허삼관은 인생의 중요한 고비 때마다 피를 팔았다. 피를 팔아 결혼도 했다. 세 아이도 키웠다. 첫째가 자기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 첫째가 다른 아이를 때려 돈을 물어주어야 할 때 냉정하게 첫째와 거리두기를 시도하지만, 결국 첫째를 받아준다.
문화대혁명의 발단이 되어 아내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아내 편에 서서 주위를 설득하고 아내를 지켜준다.
첫째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자기 피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내놓으려 드는 남자. 자기 자신을 위해서 피를 팔려고 했을 때는 너무 늙어 피를 팔 수 없게 된 남자. 평범하고 어떤 면에서는 무력하기까지 한 인물이면서도 양심과 양식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는 남자의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다.
‘허삼관 매혈기’는 쓸쓸하고 아픈 이야기이면서도 작가의 해학과 재치로 아주 재미있게 그려지고 있다는 게 이 소설의 아이러니이자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