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대구 문단 이야기

톰소여와허크 2010. 8. 31. 18:57

이수남, 대구 문단 이야기, 고문당

경상감영공원에 몇 차례 지나가면서도 그 옆에 우중충해 보이는 골목이 한때 대구를 주름잡던 문인들이 즐겨 술을 마시던 향촌동인지 실감하지 못했다. 신동집 시인이 향촌동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가 얼음길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바람에 들고 있던 레코드판 조각에 한쪽 눈이 찔렀다고 한다. 그때부터 옅은 생의 안경을 착용했다고 저자는 소개한다. 도광의 시인은 술을 마다하지 않고 주위를 잘 챙겨서 대구 문단의 마지막 로맨티스트라 불렀다고 한다.
앞으로 앞산 공원에 있는 이윤수 시비를 조금 더 눈여겨 볼 것 같고, '따따따’로 시작하는 <어린 음악대>를 들으면 경산 하양 출신의 김성도 시인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대구 문단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소개한 책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조만간 대구 문학관도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지금처럼 통신과 정보가 무기인 시대가 지나면 ‘이야기’ 자체가 문화가 되고 돈이 되는 시대가 온다고 그런다. 게다가 대구는 시인 이상화, 소설가 현진건, 화가 이인성, 김용준이 태어난 문향의 고향이 아닌가. 이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얼마나 무궁무진할 것인지 자못 기대가 크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