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아래 내용은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부천 중원고 학생들이 썼던 것입니다. 그중에
1.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딴놈에게 빼빼로 받았을 때
2. 식당에 가서 칼국수 시켰는데, 김밥이 나올 때
3. 오락실에서 꽃놀이하는 데 오락실 아저씨가 주는 커피 한 잔 마시고 그날 새벽 3시까지 잠 못 자고 눈 부었을 때
4. 도서관에 친구와 같이 갔는데, 도시락을 먹자마자 친구가 집에 가자고 했을 때
5. 꼭 내가 지각하면 보충수업이 담임 선생님일 때
6. 화장실에서 오줌을 싸고 나오는 길에 담배 피던 친구가 피우라고 해서 맘에 없지만 친구 때문에 한 번 피우다가 걸리고, 내 친구는 안 걸렸을 때
7. 학교 지각 안 하려고, 알람 시계 맞춰놓고 잤는데 새벽 2시에 약 떨어져 멈췄을 때
8. 전철에서 졸다가 한 정거장 더 간 줄 알고 내렸더니 한 정거장 덜 갔을 때
9. 병원에 갔는데 근무처가 어디냐고 물어볼 때
10.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이 말씀 조금 하시고 들어가는데 난데없이 체육선생님이 나타나서 기합줄 때
11. 빌린 돈으로 저녁 사 먹는데 빈대 붙을 때
12. 조퇴하다가 웃어서 뽀록날 뻔했을 때
13. 엄마한테 새벽 5시에 깨워 달랬는데 7시에 눈 떠보니, 엄마 내 옆에서 주무실 때
14. 야한 비디오 보려고 하는데 엄마가 밖에 안 나갈 때
15. 아빠가 술 먹고 들어와서 레슬링하자고 괴롭힐 때
16. 엄마가 한번에 심부름 보내지 않고, 한 번 한 번 심부름 보낼 때
17.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데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돈걱정'일 때
18. 친구를 장난으로 괴롭혔는데, 다음날 내 핑계 대고 학교 안 나올 때
19. 엄마한테 돈 맡겨놓고 며칠 뒤에 달라고 하니까, 집안 사정 어렵다고 불쌍한 표정 지을 때
20. 축구경기 있어서 땡땡이 치고 집에 갔는데 학교에서 보여줬다고 할 때
21. 쌤이 자라고 해서 자고 있는데, 깨워서 인사 받을 때
22. 독서실에서 친구가 가방 잃어버렸을까봐 조바심내는 것을 보고, "짜식, 소심하기는" 하고 놀렸는데, 밥 먹고 가보니 내 가방이 없을 때
23. 모처럼 학교수업이 일찍 끝나서 집에 갔는데 엄마가 몸이 아파서 누워 계실 때
24. 엄마랑 싸우다가 반바지에 반팔티 입고 뛰쳐나갔는데 돈도 없고, 갈 때도 없을 때
25. 엄마, 아빠 싸우실 때, 홧김에 "엄마, 아빠 자꾸 싸우면 나 집 나갈거야!" 했는데 "나가"하실 때
26. 친구 생일이라 큰 마음 먹고 비싼 선물 사주었는데, 내 생일 전에 싸우는 바람에 선물도 받지 못하고, 생일 지난 후에 화해했을 때
27. 어렸을 때 언니가 딸기우유 만들어 준다고 해놓고 우유에 케찹 타주었을 때
28. 어려운 수학문제 거의 다 풀고 답 나오려고 하는데, 샤프심 안 나올 때
29. 나보다 시험 잘 본 애가 나한테 와서 시험 못 봤다고 울 때
30. 엄마가 도시락을 잘못 싸서 밥만 두 개일 때
31. 핫도그 쏘세지만 남기고 다 먹은 다음, 쏘세지를 감상하며 먹으려고 하다가 떨어뜨렸을 때
32. 주위 친구들이 남자 친구하고 백일이라고 백원 받아갈 때
33. 버스는 사거리에서 삼거리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삼거리 쪽으로 가려는데 대형화물차가 코너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순간 버스는 급정거를 하였다. 그 때 나와 한 소년이 무참하게 버스 앞쪽으로 굴렀다. 버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웃었다. 나 때문에 웃는 줄 알고 고개를 못 드는데 옆에서 한 소년이 깍두기 흘린 것을 도시락 통에 담고 있었다. 나도 하도 웃겨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그래서 교복 소매로 눈물을 닦으려는데 깍두기 국물이 교복 소매에 묻어 있었다.
*** 지금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