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세계문학의 거장을 만나다
김준태, 세계문학의 거장을 만나다, 한얼미디어, 2006.
이 책은 세계 유명 작가의 생가나 거주지 혹은 주로 다니거나 활동하던 장소, 생후에 묻힌 묘지까지 답습을 하면서 작가의 삶과 문학을 함께 떠올려본 것인데 저자는 김준태 시인이다.
책을 따라가면, 중국 무협지가 빼곡 차 있던 브레히트의 집필실, 실어증을 앓은 횔덜린이 지켜보았을 네카 강, 플로베르나 모파상의 생가나 작업실이 있었던 루앙 시의 모습 등등을 여정에 따라 소개받을 수 있다.
유년 시절, ‘톰 소여의 모험’을 읽으면서 미시시피 강이 왠지 가깝게 느껴졌다. 이후 어디선가 미시시피 강이 오염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내 꿈의 한 페이지가 젖어드는 것처럼 안타까웠던 기억도 있다. 저자는 마크 트웨인을 이렇게 소개한다. “그 옛날 인디언들이 워이 워이 소리치며 말 달리던, 혹은 그들 나름대로의 뗏목을 타고 오르내리던 위대한 강 미시시피. 마크 트웨인은 바로 여기에서 보다 대륙적이고 우렁찬 자양분을 마음껏 부여받는다.”
작가에게 글의 동기가 되고 재료가 되는, 자양분 구실을 하는 뭔가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한 일이다. 덤으로 자신도 모르는 자기만의 자양분을 발견할 수도 있겠다. 바깥에 나갈 기회가 없었던 나는, 저자가 인용한 마오쩌둥의 말이 와 닿는다. ‘나는 나의 통치시절에 단 한번도 해외로 나가 본 적이 없다. 그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중국 안을 더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었고 사랑할 수가 있었다’는.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