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청춘의 사신
톰소여와허크
2011. 6. 24. 16:58
The Port of Hamburg_1909 마르케 작
서경식(김석희 옮김), 청춘의 死神(사신), 창작과 비평사, 2002.
- 작가에게 예술은 지하실 한쪽에 뚫린 창과 같다고 했다. 그 창이 있음으로 해서 삶의 생기를 잃지 않고 어려운 시절을 지나올 수 있었단다.
작가가 소개하고 있는 화가도 불운한 현실과의 고투 속에 창작열을 불태운 사람이다. 자기 고향 슈테틀(동유럽의 작은 유대인 마을, 샤갈도 같은 출신임)의 기억에서 벗어나려 했던 쑤띤[수틴]의 그림 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쑤띤의 「소나기가 지나간 뒤의 하교」에서 쓸쓸함이 숨어 있다는 인용이 있었으나, 얼핏 봐서는 색의 푸름에 기분 좋게 감염되는 느낌이다.
이 책의 제목은 클림트의 제자이기도 한 실레의 「죽음과 소녀」에서 따왔다. 그림에서 사신(死神)은 ‘실레’ 자신의 자화상이고, 소녀는 모델이자 연인이었던 ‘발리’라고 한다. 죽음을 가까이 느끼던 시절, 이 그림이 강한 흡입력을 갖고 작가에게 다가왔으리라.
작가가 남몰래 사랑하고 싶다는 작가, 알베르 마르께[마르케]의 그림을 검색해 본다. 누가 좋아한다 하니 덩달아 좋아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