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삼국유사를 걷는 즐거움
톰소여와허크
2011. 9. 27. 00:48
이재호, 삼국유사를 걷는 즐거움, 한겨레출판, 2009
- 경주 수오재의 주인이자 기행 전문가가 <삼국유사>의 현장을 발로 다니며 남은 문화 유적과 사라진 인물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그 중에 왕릉에 관한 이야기가 적지 않다. 저자는 수오재 옆의 효공왕릉과 보문 벌판의 진평왕릉을 최고의 석양지로 소개한다. 석양을 보진 못했으나 살찐 솔밭 아래 연분홍 무릇 천지였던 효공왕릉과 탁 트인 벌판과 왕버들이 인상적이었던 진평왕릉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떠오른다. 미실에게 혹하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통일의 기반을 닦은 점과 딸(선덕여왕)에게 대권을 물려주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저자는 진평왕의 역량을 높게 산다.
저자는 달빛에 사천왕사지의 거북을 일별하며 선덕여왕릉에 이르러 여왕을 그리며 단소를 불기도 하고, 경덕왕릉에 이르러 신라 전성기와 이후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지게 되는 과정을 돌이켜 보기도 한다.
왕릉 중에서도 으뜸으로 삼는 흥덕왕릉에 이르러 장화왕비와의 사랑을 떠올리는 저자를 흉내 내어 지난 주말에 흥덕왕릉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삼국유사로의 여행은 긴 여정이 필요할 것 같다.
저자는 삼국유사 어디를 다시 걷고 있을까.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완성하고 입적했던 군위 인각사를 다녀와야겠다.(이동훈)
이재호 선생님과 함께- 경주 수오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