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철학으로 읽는 옛집
톰소여와허크
2012. 5. 17. 22:50
독락당
함성호, 철학으로 읽는 옛집, 열림원, 2011
* 조선 유학자들이 직접 설계하거나 관여했을, 그래서 그들의 정신세계가 잘 반영된 옛집을 저자는 즐겨 찾아간다. 그리고 옛집이 주는 인상을 인물과 역사와 관련지어 설명하고자 한다.
독락당은 이언적이 불우한 시절을 견디며 지은 집이다. 저자는 독락당의 가장 중요한 건축적 요소로 동편 건물을 휘감고 흐르는 자계천을 꼽았다. 조식의 산천재에서는 지리산이 그런 역할을 한다. 보길도에서 윤선도가 설계한 건축물들도 주변 자연환경이 크게 고려되었음을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그렇지만 집터가 절경만은 아닌 것을 두고, “외부의 풍경이 너무 많으면 내면의 풍경을 잃게 된다”는 말로 이해를 하고자 한다.
해남에서 보길도로 이어지는 윤선도의 건축 행위와 건축물을 막대한 재력에 따른 부의 과시와 자기만족으로 보지 않고, 도덕적 의무를 다한 보수의 힘으로 읽기도 한다. 이러나저러나 옛집은 당대의 고민과, 당대를 살아가던 인물의 고민이 얽혀 있게 마련이다. 그 흔적을 조금씩 더듬어가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