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나한전 문살에 넋을 놓다
톰소여와허크
2012. 8. 8. 11:58
영양 봉감모전 오층석탑
박필우, 나한전 문살에 넋을 놓다, 서해문집, 2011.
* 사찰과 폐사지, 석탑과 불상을 찾아다닌 기록물이자 감상문. 저자는 답사에 열심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답사 여행은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보약”이라고. 보약은 나누어 먹으면 약효가 떨어진다고 걱정이지만 답사기는 나눌수록 좋다는 생각이다.
부석사와 소수서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는 성혈사 나한전, 저자는 그 문살에 열중한다. 비꽃과 모란꽃, 연못에 동물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문양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에 자아내나 보다.
합천 영암사지에서는 금당 터 옆 계단 소맷돌의 가릉빈가상에 눈이 오래 머문다. 도솔천을 소망하며 춤추고 노래하는 당시의 여인상을 상상하는 즐거움을 전해 준다.
구미 낙산동 삼층석탑은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탑이라는데, ‘적당한 크기’, ‘고즈넉함에서 풍기는 한 많은 사연’ 등의 수사를 동원한다. 실제 가서 과연 그런지, 더 추가할 것은 없는지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