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우리 옛 그림의 마음
톰소여와허크
2013. 8. 15. 22:40
김정애, 『우리 옛 그림의 마음』, 아트북스, 2010.
- 작가는 유명 화가의 그림과 함께 백자와 질화로, 민화와 무신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기록한다. 사실, 소설을 읽다가도 삽화 하나에 끌려 한참 바라볼 때가 있고, 해가 바뀐 달력을 버리려다가 달력 그림이 아까워 주저할 때도 있다. 눈이 가고 마음이 가는, 그런 그림 한 점이 있다면 아예 시간을 할애해서 그림을 오래 보는 습관,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저자는 <풍죽도>, <묵죽도>를 그린 이정을 평하면서 “사람이 평생 무엇 하나조차 제대로 이루어내기 어려운 법이다. 이정은 자신을 다스리고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대나무 그리기를 선택했고 그의 마음이 깊어질수록 단연 그림도 깊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말한다.
전기의 <계산포무>에서 <세한도>가 얼핏 스쳐가더니 김정희의 제자란다. 스승의 정신까지 사모하던 마음이 읽히기도 하지만, 그가 그린 <매화초옥도>는 그림의 구도라든지 느낌이 <세한도>와 아주 달라 보인다. 문밖에 그리운 이가 가까이 오고 있으니 매화가 피지 않더라도 참 좋은 계절인 줄 알겠다. 이와 같이 그림을 만나는 시간은 자기가 원하는 시간과 공간을 사는 일이기도 하겠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