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영화)

변호인

톰소여와허크 2013. 12. 20. 21:38

 

2013.12.20. 재능기부하는 가수 김진호와 정구현

 

  새벽에 영화 <변호인>을 보고, 오후에 무료로 학교축제를 찾아준 SG워너비 김진호의 노래를 들었다.

  오늘 하루 잔잔한 감동이 가슴에 있다. <변호인>은 1981년 부림사건(부산지역의 대학생들과 시민운동가들이 사회주의 서적을 읽고 북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고 실형을 선고 받은 사건)을 계기로 인권변호사로 거듭난 인물의 이야기다.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세상에 적응해 나름의 셈법과 처세로 잇속을 챙기던 지방의 변호사는 우연찮게 부림사건의 피의자들이 불법연행과 감금, 혹독한 고문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되고, 공권력의 부당한 사용과 이를 묵과하려는 재판정에 저항하기 시작한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나선 것이다. 부딪쳐 깨어지는 게 두렵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도 먼저 날아가는 계란이 있어 바위는 그만큼 조심하는 것인지 모른다.

  변호인의 생각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국민을 억압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변호인은 비운에 가신 대통령이기도 하겠지만 시민의 편에, 양심의 편에 서고자 했던 이 땅의 수많은 변호인이기도 할 것이다.

  오늘 재능기부를 기꺼이 해준 가수 김진호처럼 대가 없는 변호도 재능기부일 텐데 그런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서 그나마 이만큼의 균형을 이루고 사는 것이지 싶다. 영화 <변호인>에 대한 감상에, 가족을 생각하며 지었다는 젊은 가수의 노래가 자꾸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

  “나를 꽃 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 꽃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김진호,‘가족 사진’ 중에서)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