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평론집> 미래의 시를 향하여
톰소여와허크
2014. 1. 6. 22:16
이성혁, 『미래의 시를 향하여』, 갈무리, 2013.
- 이 책은 노동시라고로 할 만한 일련의 작업과 경향에 대해서 저자가 기고하거나 시집 해설로 내놓은 글을 모아서 펴낸 평론집이다.
이 글의 제목이 된 글은, 조성웅의 『물으면서 전진하다』에 대한 서평인데 저자의 생각이 압축적으로 제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겪어야 할 어려움과 그들의 투쟁을 노동자의 시각으로 그려낸 시를 집필 노동자로서 연대감을 갖고 글을 쓴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자본가(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권력이나 언론도 포함해야 할 것 같다)와 노동자의 밀고 당기는 양상뿐만 아니라 노동자 안의 단결이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등이 얽혀서 노동운동의 힘이 분산되는 현실에서 저자는 노동운동이 전체 노동자의 해방을 향해 행해져야 한다는 말을 소개한다. 부당한 차별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소수자와 약자의 처지를 우선 생각하고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이 정체 속에서도/ 나를 환하게 환하게 다 채우고서야 그대에게 가는 길”(「그대에게 가는 일의 순서」중)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시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인상적인 평을 남긴다. “해방의 날이란 스스로 자신을 형성하는 주체들이 자신이 가진 힘을 선물로 서로 나눠주는 날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날은 저 미래에만 있다고 할 수 없다. 지금 그대에게 가는 도정 자체가 그날이다”라는. 책을 덮으면서 세상은 지금, 수많은 너는, 그리고 나는 바르게 가고 있는 것인지 묻게 된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