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숲을 그리는 마음
톰소여와허크
2015. 7. 28. 00:09
이호신, 『숲을 그리는 마음』, 학고재, 1998.
- 지역의 식생과 조류 등을 공부하고, 전공을 살려 그림으로 남기는 작업을 병행했던 생태 기행의 기록물이다.
봄의 점봉산 진동 계곡(강원도 인제군 소재)은 원시림으로 생태의 보고다. 박달나무, 다릅나무, 신갈나무, 물푸레나무를 만나는 가운데, 진홍빛의 큰앵초 군락지, 노란 동의나물과 피나물 군락지, 얼레지 군락지도 만날 수 있단다. 여러 식물을 스케치하면서, “계곡의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가 너울지니 초목이 일어서고 온갖 꽃들이 빛을 발하는 대합주의 판타지아가 펼쳐진” 듯한 인상을 받는다고 했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 나중에라도 날을 받아서 진동 계곡 쪽으로 찾아가볼 일이다.
파주로 가서 추장 머리를 자랑하는 후투티를 만나기도 하고, 강화 대송동에 가서 검은머리물떼새와 보금자리와 알을 살펴보기도 한다. 태백산 금대봉에 올라 그곳 야생화에 심취하기도 한다.
저자는 나무와 숲이 함께하는 그림을 꿈꾼다. “한 그루의 나무가 모여 무성한 숲이 되듯이 사람다운 개성이 존중되고 담보되는 사회”에서 살기를 소망한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