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정의란 무엇인가

톰소여와허크 2015. 10. 18. 23:19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김영사, 2010.

 

 

- 저자가 정치철학에 관한 강의를 맡으면서 ‘정의’란 주제에 대한 숱한 논쟁의 결과를 수습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글이다.

  정리하는 말에서,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으레 생기기 마련인 이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는 데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분배에 있어서 저자의 생각은 존 롤스의 견해에 근접해 있다. 프리드먼의 경우, 불공평을 인정하고, 그 불공평에서 생겨나는 이익을 즐겨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말은 기업이 파이를 키워야 고용도 되고 임금도 받고 돈이 돌아 소비도 되는 것이니 자본가가 많이 가져가는 것을 불평하지 말라는 뜻으로 들린다. 반면에 롤스는 부자가 우연이든 세습이든 유리하게 주어진 사회적 환경을 자신을 위해 이용하려면 그 행위가 반드시 공동의 이익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기업의 이익을 노동자에게 돌려주거나, 재투자에 사용하거나, 공공복지에 투자하거나 기부하는 것이 그런 것일 테다. 만약, 돈이 아래로 두루 순환하지 않고 가진 자 안에서 소용되며, 자본가 자신과 인척의 부를 늘릴 뿐이라면 결코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샌델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정부가 적극 개입하여 도덕적·종교적으로 이견을 가진 상대와도 토론하고 설득하기를 바란다. 물론, 개인이나 집단이 정치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해서 하나의 생각, 하나의 입장을 강요하는 건 과정도 문제일 뿐만 아니라 그 결과도 정의롭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