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대구 문단 인물사
톰소여와허크
2015. 11. 10. 04:45
윤장근, 『대구 문단 인물사』, 대구광역시립서부도서관, 2010.
* 이수남의 『대구 문단 이야기』가 인물 일화 위주의 기록이라면, 윤장근의 글은 일화에다 평을 일부 곁들이면서 문단의 분위기를 전한다.
백신애 편을 보면, 저자는 백신애를 최학송과 마찬가지로 기아와 궁핍을 문학의 원점으로 삼은 경향파 계열에 있으면서도 문학성을 잃지 않은 작가로 꼽고 있다. 당시의 여성으로서는 극히 드물게 시베리아와 중국을 여행하기도 했고, 중국에 다녀와 이혼을 경험하기도 했던 여성, 32살로 요절한 작가에 대해서 기림이 없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후 생가터에 대한 고증이 이루어지고, 문학비가 조성되어 있는 걸로 검색되니, 백신애의 소설을 먼저 읽고 답사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육사의 동생, 이원조에 대한 조명도 눈에 띈다. 좋은 집안에 공부 잘하며, 술도 잘 마시고 명망 있었던 그는 해방 정국의 좌우 소용돌이 속에 평양 감옥에서 옥사한 걸로 알려져 있다. 평론가로서 비판적 리얼리즘을 주장했던 그는 홍명희, 이기영, 임화, 김기림, 이태준, 정지용 등과 함께 ‘조선문학가동맹’의 중심 역할을 하다가 월북했지만.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고 극우 극좌를 극복하여 민족문학을 건설하고자 했던 그의 꿈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문단 이야기는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계속 써질 것이지만 그 전에 문단이 질적 양적으로 풍성해지는 게 글쓰기의 밑천이 될 것이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