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랑새는 날아온다
전선택, '자화상'(1955)
전선택, 『파랑새는 날아온다』, 한티재, 2012.
『근대의 아틀리에』(김영동, 한티재, 2011)에서 전선택의 ‘마부’에 대한 소개글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우연찮게 시안미술관에 들렀다가 만나게 된, 8절지 크기가 채 안되어 보이는 작은 그림 ‘마부’에 대한 인상이 남아있던 터라 더 그랬을 것이다.
이번에 전선택의 글과 소묘 작을 모아놓은 책도 반갑게 읽었다. 전선택은 김소월, 백석, 이중섭을 배출한 오산중학교 출신이다. 화가는 오기택의 <고향무정>을 들으며 사무치는 고향 생각을 달랬다고 하는데, 정작 책에서는 <고향우정>으로 오타를 내고 있다. 어쩌면 오타가 아니고 화가 본인이 그렇게 듣고 이해하고 있었을 개연성이 더 높은 것 같다.
화가는 ‘얼굴’에서 “마음속으로 남을 미워하고 저주하는 의지적 행동을 하면 자기 얼굴에 나쁜 영향을 남길 것이다”라고 했는데, 이런 선한 생각과 다짐이 아흔 중반까지 현역으로 있게 한 동력이 아닐까 싶다.
화가는 그림 그리는 일이 매일매일 일과의 전부라고 말하면서 세 가지 즐거움을 말하는 데 여기에 옮겨 적는다.
“나의 작품 활동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애써 연구를 거듭하다 작품 제작에 필요한 좋은 착상이 머리에 떠오를 때가 그 첫째요, 그것을 소재로 제작하는 작품이 완성될 때가 그 둘째요, 이렇게 제작된 작품을 여러 사람께 보일 때가 그 세 번째이다. 제작삼락(制作三樂)이라고나 할까.”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