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ART FEAR(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데이비드 베일즈&테드 올랜드(임경아 역),『ART FEAR(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루비박스, 2006.
- 예술가들이 생각하고, 부딪히고, 고민하는 지점의 이야기들을 조곤조곤히 들려줌으로써 예술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거나 공감할 기회를 주는 책이다.
‘불확실성’이란 장에서는 미국 소설가 윌리엄 케네디가 자신의 소설 ‘레그스’를 여덟 번 고쳐 썼는 걸 두고 지극히 정상적인 일로 간주한다. 문장을 마무리한다고 해도 의미 없는 헛소리에 불과할 수 있으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가는 수밖에 없다는 거다. “예술은 본질적으로 위험하고 파괴적이며 복잡하고 불확실”한 것임을 전제하며,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가 성공의 필수조건”임을 말한다.
그리하여 “새 작품이 이전 작품을 부적절하고 불충분하며 불완전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해도,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라고 했으니, 깜냥껏 최대한 밀어붙이고 소모해서 자신의 역작을 만들되 그렇게 해서 얻어진 성과물이 바로 자신의 성취이자 한계이기도 하겠다.
저자는 예술의 시작을 자아를 표현하는 자서전적 요소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예술 욕구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를 표현하려는 요구로부터뿐 아니라, 외부 대상들과의 관계를 완성하려는 요구로부터도 나온다. 예술 창조자라면 자아보다 더 큰 문제들을 안고 사는 것”이라며 현실과의 매개가 필요함을 말한다.
이 책이 여러 가지 훌륭한 물음에 대한 답으로 얼개가 짜여진 것처럼 예술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질문할 줄 알고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려는 과정이 치열해야 할 것임을 생각한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