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소설> 굿바이 아마레
톰소여와허크
2017. 3. 29. 23:09
문형렬, 『굿바이 아마레』, 나무옆의자, 2016.
- 극단적으로 보이는 두 사랑이 대비되어 나타난다.
금융 일로 암스테르담에서 만난 직장 선배와 주인공이 카페 아마레에서 겪는 사랑이 관능적이고 일회적인 사랑이라면, 주인공이 회상한 한수명과 서인애의 사랑은 정신적이고 영원을 추구하는 사랑이다.
아마레는 사랑하다와 비통하다의 뜻을 함께 가지고 있는 라틴어로 소개되어 있다. 관능적인 사랑에도 허무와 슬픔이 있고, 정신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에도 슬픔과 고통이 내재되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특히 병마에 시달리는 한 여자를 지켜주기 위해 신학대학을 선택하고, 여자의 죽음을 알게 된 후 죽음마저 동반하기 위해 세상을 버린 한수명 이야기는 절절한 데가 있다. “너의 이름은 나의 두려운 없는 세상”이라는 시구를 남긴 ‘너의 이름만으로 행복했다’는 한수명의 절명시는 지극한 사랑의 감동과 함께 모든 사랑이 이렇게 힘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걱정도 하게 된다.
주인공은 새로운 일과 함께 자신의 하체를 조형물로 만들어낸 예술가 여성과의 재회를 생각하고, 주인공에게 일을 물려준 강 선배는 또 다른 삶을 선택하며 다른 고장으로 떠나게 된다. 각자가 각자의 방식대로 사랑하고 헤어진다. 아마레 굿바이! 모든 사랑과 비통에 이별을 고하는 제스처만 남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