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그림 에세이> 옛그림을 보는 법

톰소여와허크 2017. 10. 19. 11:39


                                          정선, 고산방학도


허균, 옛그림을 보는 법, 돌베개, 2013.

 

 

- 글의 말미에 옛 그림을 잘 보는 방법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밝히는데, 아래 순서대로다.

 

1 고전을 가까이 하는 것

2. 문집을 읽을 것

3. 상고주의

4. 길상사상

5. 소재의 상징성

 

,,화가 따로 노는 게 아닌 만큼 옛 사람의 책을 즐겨 보는 게 그림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는 거다. 상고주의는 옛것을 존중하고 공부하는 마음이니 그들의 생각이 담겨 있는 책 읽기와 무관하지 않겠다. 또한, 길상 즉 좋은 운수를 빌며 복(), (祿), ()를 누리려는 마음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여기에 더해 각각의 소재와 사물들이 갖는 상징성도 그림 이해의 단초가 된다는 것이다.

조영석, <강상조어도>(江上釣魚島)를 보자. 갈대밭 쪽으로 배를 밀어놓고 뱃머리에 편하게 앉아 낚시하는 장면의 그림이다. 낚시는 은일과 은둔 생활의 대표적 상징임을 말하며, 이 그림은 뿌연 안개 낀 수면에 배를 띄우고 낚시하는 은일처사의 모습이란다. 세상일에 초연하며 낚시조차도 그 일 자체에는 연연해하지 않는 경지다. 표표(飄飄)히 노니는 마음의 지향으로 이만하면 되었다 싶기도 하지만 먹고사는 생업과 사람 사이 관계로부터 매여 있는 삶은 어쩔 건가 싶다.

정선, <고산방학도>(孤山放鶴圖)도 본다. 이 그림은 송나라 은군자 임포의 고사를 주제로 한 그림이란다. 주로 설산을 배경으로 매화나무를 어루만지면서 하늘을 나는 학을 유연히 바라보는 임포의 모습이 그려진다고 했으니 임포의 생애나 생각을 이해하려는 모습이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이다. 휘어진 매화나무 줄기에 몸의 무게를 실어 기대는 듯한 모습은 왜 그런지 의문 하나 남겨둔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