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박상미의 고민사전 - 나를 믿어야 꿈을 이룬다
박상미, 『박상미의 고민사전 : 나를 믿어야 꿈을 이룬다』, 특별한 서재, 2019.
- 저자인 박상미쌤은 남을 위해 사는 데 시간을 쓰고 보람을 느낀다. 그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운동화를 가지고 다니며 짬을 내서 운동도 시작한 걸로 알고 있다. 저자는 교도소 재소자를 위해 문학 치유, 영상 치유를 무료로 하고 있다. 대학 강의에 바쁜 중에도 청소년을 위한 마음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지지해준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박상미의 고민사전을 신문에 연재했고 책으로도 묶었다. 책이 많이 팔려도 개인 통장에 들어가는 것 같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전자신문에 실리거나 페이스북에 올려준 저자의 고민 상담 내용을 읽으며 크게 도움을 받기도 했다. 사춘기 청소년의 이해 불가한 행동을 두고, 감정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먼저 소개하면서, 사춘기는 뇌의 전두엽이 리모델링하는 시기란 것을 말하며 저자는 아이의 입장을 적극 대변해준다.
“우리 뇌 속에서 그런 큰 공사가 이루어지니까 정서적으로 얼마나 시끄럽겠니? 불안하기도 하고, 이유 없이 짜증도 나고, 화도 나고, 반항하고 싶고,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것들을 장난삼아 해보고 싶고, 어른들 골탕도 먹이고 싶고, 잠도 많이 자고 싶고, 아침에 늦잠도 실컷 자고 싶고, 학원도 안 가고 친구들이랑 놀러 가고 싶고, 안하던 것들을 마구마구 하고 싶고…….
내가 왜 그랬는지 이제 좀 이해되지? 너희들 정말 고생 많다. 정말!”
전두엽은 이십 대 중반에야 공사가 끝난다고 하니 고생스런 기간이 제법 된다. 사고를 추궁당할 것 같으면 저자는 부모님께 이렇게 말하라고 조언한다.
“저의 뇌는 지금 전두엽 확장 공사로 인해 무척 분주하고 시끄러운 상태라,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어른다운 행동은 아직 할 수 없는 시기라는 걸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이 공감도 되고 재미나기도 해서, 사춘기를 보내는 두 아이에게 읽게 한 적이 있었다. 부모도 함께 읽는 시늉을 했으니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며 배움을 같이한 셈이다.
감정 조율은 연습한 만큼 나아진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자기감정에 바로 휘둘리며 행동으로 반응할 게 아니라 자기감정을 스스로 읽어주는 게 필요하단다. 자기감정을 구체적으로 자각할 때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필요한 행동을 선택적으로 할 여유도 생길 것이다.
남을 돕기 위한 삶도 자존감을 키우지 않으면 행하기 어려운 것이다. 우울과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친구에게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우리 뇌는 끊임없이 나의 가치를 평가하고 남과 비교하는 가치 시스템이 작동해. 하지만 그 시스템도 내가 주도적으로 긍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훈련할 수 있어”라고 말한다. 자기 삶에만 코를 박고 사는 삶일수록 별것 없고 쓸쓸할 테니, 사랑받는 데 연연하지 말고, 사랑을 주는 삶으로 인식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저자는 그 길을 애써 걸어서 “사는 게 더 나은 이유가 매일매일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했으니 꿈의 주인공이자 안내자로 부족함이 없겠다. 다만, 그간 부족했던 운동 시간만 벌면 될 것이다. (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