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3
초등학교 때 스파이더맨 만화영화를 숨죽여 봤던 기억이 있다. 이후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 진 것도 재미있게 봤다. 빌딩 숲을 자유자재로 이동한다든지, 거미줄을 쏴서 악당을 묶거나 통째로 그물에 가둬버리는 신기를 입을 벌리고 바라보았을 것이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고 하늘을 빛의 속도로 난다는 슈퍼맨에 비하면 거미인간은 조금 어설픈 느낌도 있다. 이 완벽하지 않음이 내게는 오히려 더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번 영화에 나오는 거미인간도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서 주위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외부에서 폭력성을 조장하는 물질이 몸속으로 침투했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모든 인간이 선과 악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며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 억눌렸던 한쪽이 터지게 될 것이다. 이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이 결정될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도 선택에 관한 것이다. 선택이 본질을 규정한다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해왔느냐가 지금의 그 사람이며, 앞으로도 선택의 기로에 서서 자신을 시험하며 자신을 완성시켜 나갈 것이다.
나날의 일상을 보내면서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을 돌아보며 남을 돌아보며 그렇게 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