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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대구의 나무로 읽는 역사와 생태 인문학

이종민, 『대구의 나무로 읽는 역사와 생태 인문학』, 학이사, 2024. - 사계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긴 하지만 마음을 두지 않으면, 있는 줄도 모르는 나무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나무 고유의 특성이나 나무에 얽힌 역사‧문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로 대구 인근의 나무에 초점을 맞추고 그 나무를 주로 볼 수 있는 특정 장소를 소개하지만 나무 이야기는 지역에 갇히지 않는다. 사실, 나무 자체의 수목한계선은 있을지언정 나무가 지방색을 갖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라 하겠다. 산수유나무 편을 보면, 경주 독락당 뜰이나 대구 평광동 첨백당 뜰의 고목이 볼만하단다. 군위 한밤마을 돌담길 산수유도 좋고, 시내 쪽으로는 월곡역사공원과 약령시 공원에 새로 심은 산수유도 볼 수 있단다. 한 번씩 지나온 곳이지만 저자..

감상글(책) 2026.10.26

<동화> 완일이와 완이

박채현, 『완일이와 완이』, 브로콜리숲, 2026. - 책에 실린 여섯 편의 동화가 다 나름의 개성과 재미가 있다. 복제로봇과 로봇개가 등장하는 미래사회의 모습도 있고, 농가의 소를 돌보는 이야기도 있다. 그중에서도 마지막에 실린 집으로>는 다른 작품보다 오늘의 일상 모습에 더 가까우면서도 특별한 감정을 자아내게끔 한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일깨우게 하는 것이다. 그 특별함은 주인공 소년의 성정과 태도와 관련된다. 또한 성정과 태도가 돋보일 수 있도록 사건과 배경 그 세부까지 신경 쓴 것이 문장으로 나타난다. 소년은 발목이 좋지 않은 아버지를 대신해서 전단 돌리는 일을 하는데 이를 표현하기를, “모르는 사람에게 전단을 내미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전단 받는 걸 귀찮..

감상글(책) 2026.10.16

그곳이 어딘들 /오정국

그곳이 어딘들 / 오정국 그곳이 어딘들, 여름 벌판을 건너가자 막다른 골목에서 몸 망칠지 모르면서저토록 무심하게 흘러가는구름들, 남몰래 가만히 흘러내리는 노래들돌의 이마에 새겨 넣자 먼 훗날의 슬픔 같은 시냇물에노래의 잎사귀를 풀어 놓자 이만큼의 하늘을 건너왔지만저만큼의 하늘은 남아 있는 것 그곳이 어딘들, 해바라기가 피어 있고해바라기 씨앗의 피보나치수열태양력의 무궁한 세월을 말해 주나니 저 돌을 눈 뜨게 하자 씩씩하게 걷게 하자이토록 삐꺽대고 고통받는 척추를 자두나무에 걸어 두자 자두나무를 타고 가자, 그곳이 어딘들, 네가 있겠다속울음을 끓이듯삼복염천을 견디는 자, 네가누구든, 나는 팔 벌려서 나아가리라 멀리 먼 곳에 더 먼 곳이 있으니맨 나중의 아픈 얼굴을 만져 보자고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

감상글(시) 2026.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