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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어딘들 /오정국

그곳이 어딘들 / 오정국 그곳이 어딘들, 여름 벌판을 건너가자 막다른 골목에서 몸 망칠지 모르면서저토록 무심하게 흘러가는구름들, 남몰래 가만히 흘러내리는 노래들돌의 이마에 새겨 넣자 먼 훗날의 슬픔 같은 시냇물에노래의 잎사귀를 풀어 놓자 이만큼의 하늘을 건너왔지만저만큼의 하늘은 남아 있는 것 그곳이 어딘들, 해바라기가 피어 있고해바라기 씨앗의 피보나치수열태양력의 무궁한 세월을 말해 주나니 저 돌을 눈 뜨게 하자 씩씩하게 걷게 하자이토록 삐꺽대고 고통받는 척추를 자두나무에 걸어 두자 자두나무를 타고 가자, 그곳이 어딘들, 네가 있겠다속울음을 끓이듯삼복염천을 견디는 자, 네가누구든, 나는 팔 벌려서 나아가리라 멀리 먼 곳에 더 먼 곳이 있으니맨 나중의 아픈 얼굴을 만져 보자고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

감상글(시) 2026.10.09

<에세이> 일상이 고고학 - 나 혼자 대가야 여행

황윤, 『일상이 고고학 - 나 혼자 대가야 여행』, 책읽는 고양이, 2024. - 고령은 본래 대가야국이다. 시조 이진아시왕부터 도설지왕까지 무릇 16세 520년이다. 최치원의 《석이정전》을 살펴보면, “가야산신 정견모주는 곧 천신인 이비가지에게 감응되어 대가야의 왕 뇌질주일과 금관국의 왕 뇌질청예 두 사람을 낳았다”고 되어 있으니 즉, 뇌질주일은 이진아시왕의 별칭이고 뇌질청예는 수로왕의 별칭이 된다. 그러나 이는 가락국 옛 기록의 여섯 알 전설과 더불어 모두 근거가 없고 허황되어 믿을 수 없다 《석순옹전》에 대가야국의 월광태자는 곧 정견의 10세손이요 그의 아버지는 이뇌왕이라고 하며, 신라에 결혼을 청하여 이찬 비지배의 딸을 맞아 태자를 낳았다고 되어 있으니 이뇌왕은 곧 뇌질주일의 8세손이다. 그러나..

감상글(책) 2026.10.02

기상도 장정 / 이동훈

(사진 출처 : 화봉 책박물관 ) 기상도 / 이동훈 기상도 장정에 흰 띠지를 나란히 두 장 붙인 거그 한 장은 나요.나머지 한 장은 벗의 이름에 주리라. 기림 형, 두 갈래 흰 띠지야말로 「길」의 은빛 바다를 나누어 가진 거 아니겠소. 유정 형, 이 은빛이 너무 혹사당해 더께 앉은 폐의 색깔일지 몰라도, 마음만은 기지개하는 당신과 나의 『봄봄』인 줄 아오. 태원 형, 종로네거리에서 만나 경성역으로, 다방으로 전전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으오. 흰 띠지 하나는 구보 씨가 원하는 ‘생활’, 나머지 하나는 내가 원하는 ‘날개’. 생활이 날개를 편다고 여기니 눈물이 나려고 하오. 태준 형, 오감도로 폐를 끼쳤더니, 『가마귀』로 폐를 앓는 여자를 그릴 줄 몰랐소. 흰 것은 결핵나무요, 바탕의 검은색은 당신이 좋아..

자작시 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