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할매 / 사평(이상욱) 오직 한 사람에게만 생을 맡긴 수수 빗자루세상 떠날 때 도깨비불이 된단다 부엌과 논밭 자락을 오가며산등에서 바라보던 세상마을 밖으로 나가 본 적 없었다 결이 마르자 말부터 숨어버리고방바닥으로 가라앉아 십수 년안방 그림자 속에서 삭아가던 수수 빗자루 닫힌 문이 열리고끊어진 기다림이 마당에서 대문까지 백열등을 켠다 도깨비불 하나훨훨,어귀를 떠나 별빛을 쫓는다 -『새벽 같은 걸음』, 우리시 움, 2026. 감상 – 시인에겐 할머니는 각별한 존재였나 보다. 「할머니 맛」에서 할머니의 쇠고깃국을 잊지 못하더니 「대보름달의 비밀」에선 보름달의 운행마저 할머니 운전 솜씨로 여긴다. 「석류」에선 벌어진 석류 열매를 마치 손주를 위해 쌈짓돈 꺼내는 모습에 빗댄다. 투정 한마디 없던 입할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