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치는 폭설 / 윤창도 산 정상에 올랐을 때부터 쏟아붓는충만한 진눈깨비벌려 놓은 계절의 끝을 여며 닫으려는지산골짜기 깊게 팬 주름을 덧칠하며 덮고 있다휘몰아치며 자지러지는, 겹겹이 치는 하늘 장막떠나온 산길되돌아가자니 너무 멀리 와 버려서 걱정 태산길하염없이, 하염없이 덤벼드는 무심의 눈발도깨비바늘처럼 착착 몸에 달라붙는다고함 내질러도 켜켜로 쳐 놓은 빗장 열지 못할 공포시야를 점점 좁혀 오고 있다 빽빽이 우거진 눈보라산길 끊어지기 전에 하산해야 한다속눈썹 젖어 오는데, 아이젠도 없이급작스레 하늘 그물에 걸려든 망막한 마음준비 덜 된 노후와 닮은 첩첩의 두려움서늘한 무늬가 쳐져 있다 진눈깨비는 어둠을 몰고 저녁을 훔치러 오고 있다 -『물의 얼룩이 올챙이라니』, 시산맥, 2025. 감상 – 갑작스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