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이 어딘들 / 오정국 그곳이 어딘들, 여름 벌판을 건너가자 막다른 골목에서 몸 망칠지 모르면서저토록 무심하게 흘러가는구름들, 남몰래 가만히 흘러내리는 노래들돌의 이마에 새겨 넣자 먼 훗날의 슬픔 같은 시냇물에노래의 잎사귀를 풀어 놓자 이만큼의 하늘을 건너왔지만저만큼의 하늘은 남아 있는 것 그곳이 어딘들, 해바라기가 피어 있고해바라기 씨앗의 피보나치수열태양력의 무궁한 세월을 말해 주나니 저 돌을 눈 뜨게 하자 씩씩하게 걷게 하자이토록 삐꺽대고 고통받는 척추를 자두나무에 걸어 두자 자두나무를 타고 가자, 그곳이 어딘들, 네가 있겠다속울음을 끓이듯삼복염천을 견디는 자, 네가누구든, 나는 팔 벌려서 나아가리라 멀리 먼 곳에 더 먼 곳이 있으니맨 나중의 아픈 얼굴을 만져 보자고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