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820

<에세이> 너에게 가는 봄

나순단, 『너에게 가는 봄』, 학이사, 2026. - 나순단 화가의 첫 산문집이다. 그림이 들어간 그림 에세이로 여겼지만 그림이 들어가진 않았다. 책을 읽는 동안 삶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삶과 뗄 수 없는 그림 이야기를 들을 땐 머리로 그림을 그려보게 된다. 화가의 이야기 중에 잦은 이사와 관련이 있을 성싶은 말더듬 증세가 있다. 고등학교 이후 조금 나아졌다지만 직장을 가진 후에도 개선이 필요해서 화가는 말더듬이 교정학원에 대한 정보를 얻은 후 2박3일 과정에 참여한다. 지하철의 다중 앞에 소리 내어 말하는 훈련도 소화해냈다고 하니 화가가 더 나은 삶, 더 나은 자신을 위해서 얼마나 작정하고 얼마큼 분투하는 사람인가를 알겠다. 마흔이 다 되어 미술대학에 입학하게 된 것도 그런 결심과 분투의 결과일 것..

감상글(책) 2026.11.04

<에세이> 대구의 나무로 읽는 역사와 생태 인문학

이종민, 『대구의 나무로 읽는 역사와 생태 인문학』, 학이사, 2024. - 사계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긴 하지만 마음을 두지 않으면, 있는 줄도 모르는 나무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나무 고유의 특성이나 나무에 얽힌 역사‧문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로 대구 인근의 나무에 초점을 맞추고 그 나무를 주로 볼 수 있는 특정 장소를 소개하지만 나무 이야기는 지역에 갇히지 않는다. 사실, 나무 자체의 수목한계선은 있을지언정 나무가 지방색을 갖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라 하겠다. 산수유나무 편을 보면, 경주 독락당 뜰이나 대구 평광동 첨백당 뜰의 고목이 볼만하단다. 군위 한밤마을 돌담길 산수유도 좋고, 시내 쪽으로는 월곡역사공원과 약령시 공원에 새로 심은 산수유도 볼 수 있단다. 한 번씩 지나온 곳이지만 저자..

감상글(책) 2026.10.26

<동화> 완일이와 완이

박채현, 『완일이와 완이』, 브로콜리숲, 2026. - 책에 실린 여섯 편의 동화가 다 나름의 개성과 재미가 있다. 복제로봇과 로봇개가 등장하는 미래사회의 모습도 있고, 농가의 소를 돌보는 이야기도 있다. 그중에서도 마지막에 실린 집으로>는 다른 작품보다 오늘의 일상 모습에 더 가까우면서도 특별한 감정을 자아내게끔 한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일깨우게 하는 것이다. 그 특별함은 주인공 소년의 성정과 태도와 관련된다. 또한 성정과 태도가 돋보일 수 있도록 사건과 배경 그 세부까지 신경 쓴 것이 문장으로 나타난다. 소년은 발목이 좋지 않은 아버지를 대신해서 전단 돌리는 일을 하는데 이를 표현하기를, “모르는 사람에게 전단을 내미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전단 받는 걸 귀찮..

감상글(책) 202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