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석중 5

독작 / 나석중

독작(獨酌) / 나석중 목련은 어떤 지극한 마음으로 꽃을 향해 가는지 꼿꼿이 세운 그 꽃봉오리 끝으로 나 속절없이 당신에게 안부를 적고 싶네 텁텁한 막걸리 한 병이면 당신을 사흘 견디네 돼지고기 한 근 끊어 김치찌개를 끓일 때 문득 당신이 찾아오네 그러나 아주 가끔 하루 한 잔으로 족하네 당신은 팔부 능선쯤 차오를 때 제일이네 외로움도 아껴야 해 나 외로움을 너무 낭비하는 게 아닌지 넉넉히 차오른 당신을 굽어보는 동안 어느새 낮달처럼 떠오르는 당신은 웃는지 내가 당신을 당신이 나를 달래주는 오늘 당신은 나의 반주라네 -시선집 『노루귀』,도서출판b,2023. / 『목마른 돌』(2019) 감상 : 독작이란 제목의 시가 많은 줄 안다. 술을 하든 안 하든 독작이란 제목 자체가 삶의 한 구경(究竟)에 가 닿아 ..

감상글(시) 202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