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 시각 : 2004.10.13 17:01:58
최재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효형출판, 2001.
동물학자인 저자는 동물을 관찰하면서 동물 세계의 이러저러한 모습을 이해하고, 그 이해한 것을 가지고 인간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자 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동물들의 생태는 인간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게 없으며, 어떤 점에서는 인간보다 성숙한 행동을 함으로써 인간의 반성을 요구하기도 한다.
흡혈박쥐 세계에서는 피를 배불리 먹고 돌아온 박쥐가 배고픈 동료들에게 피를 나눠주는 헌혈습관이 있다고 한다. 박쥐를 드라큘라의 형제쯤으로 생각하는 우리들을 한 방 먹이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우유 주고, 빵 주고, 봉사 점수 주고, 영화 할인권 주는 것도 아닌데 박쥐는 피를 나누어 가질 줄 안다.
고래는 부상당한 동료가 호흡을 할 수 있도록, 밑에서 떠받치며 헤엄친다고 그러니, 그것 참 대단한 동료애가 아닐 수 없다. 동료에게 사기치는 동물도 드물 것인데, 인간사회는 그렇지 않다고 아주 장담하지는 못하겠다.
염낭거미의 어미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 밀폐된 공간을 만들고, 거기서 제 몸을 새끼에게 먹이로 내준다고 한다. 지독한 사랑이다. 사랑을 너무 쉽게 말하는 것은 사랑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책 제목대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저마다 귀한 것이 생명이다. 내 생명을 아끼듯이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더불어 살기 위한 최소한의 도덕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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