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소설> 몽실 언니

톰소여와허크 2010. 8. 31. 13:44

글 작성 시각 : 2005.01.08 09:54:16
권정생, <몽실 언니>, 창비, 2001.

몽실이는 아버지가 둘이고, 어머니도 둘이다.
몽실이를 낳아준 어머니는 남편이 없는 동안의 배고픔과 외로움을 참지 못하고 몽실이를 데리고 이웃마을로 재가했다. 어머니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어머니가 갖는 마음의 빚은 죽는 순간까지 계속 되었다. 어머니가 아들을 낳게 되자, 새아버지는 몽실이를 미워했다. 몽실이는 새아버지에게 떠밀려 넘어져서 절뚝발이가 되고 만다.
몽실이는 뒤늦게 마을로 돌아온 아버지 곁으로 갔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화냥년이라고 하며 술만 마셨다. 얼마 후 새어머니가 왔지만,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 몽실이에게 친어머니만큼 잘해 준 여자였다. 하지만 그녀의 예쁜 마음씨와 얼굴이 그녀의 건강을 지켜주지는 못했다.
때마침 전쟁이 터지고 아버지는 전쟁터에 끌려갔다. 몽실이 혼자 배다른 동생을 키우며 갖은 고생을 해야 했다. 전쟁이 끝나고 아버지는 돌아왔지만 다리가 성하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는 앓다가 죽었다. 친어머니는 몽실이를 애타게 찾다가 심장병으로 죽었다.
몽실이는 상처 투성이의 애어른으로 성장했다. 누구에게 해코지한 적 없는 착실한 몽실이지만, 세상은 몽실이를 괴롭혔다. 몽실이가 상처를 견디어 낼수록 더 큰 불행이 준비되어 있었다. 전쟁은 몽실이 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전쟁은 사람을 미치게 했고, 미친 사람들은 죽이고 죽는 일에 들떠 있었다. 살아남은 자는 훈장 대신에 고통을 달고 다녀야 했다.
모든 상처엔 딱지가 앉게 마련이다. 전쟁은 끝났고 몽실이는 강해졌다. 결혼하지 않으려 했지만, 꼽추와 결혼해서 아들, 딸 놓고 산다. 절망을 지나는 길은 땀 흘려 사는 수밖에 없다는 듯이 오늘 하루도 열심이다.
'몽실 언니'는 희망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희망을 보게 하는 특별한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