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킴 데 포사다& 엘런 싱어, <마시멜로 이야기>, 한국경제신문, 2006.
<마시멜로 이야기>는 성공을 꿈꾸는 사람에게 그럴듯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마시멜로(사탕)을 먹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면 다음날 혹은 그 다음날 더 많은 마시멜로를 더 여유를 즐기며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문제는 마시멜로를 남겨서 아껴 먹는 것은 좋은데, 나누어 먹자라는 얘기가 없어서 영 섭섭하다. 또한 마시멜로를 더 이상 아낄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는 싱거운 이야기일 수 있으며, 반대로 하나의 마시멜로도 얻기 힘든 사람에겐 너무 가혹한 주문이기도 하다.
성공한 조나단 사장과 그 아버지의 생활철학인 "...네가 사자이든, 가젤이든 마찬가지다. 해가 떠오르면 달려야 한다."는 말도 성공비결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섬뜩한 느낌이 든다. 먹기 위해서 또는 먹히지 않기 위해서 무조건 달려야 하는 운명이란 얼마나 슬픈 것인가. 세상은 사자와 가젤의 관계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설령 그게 현실이라면, 게으른 사자와 느림보 가젤에게 고마워 해야 할 일이다.
조나단의 말처럼 열정을 다한 뒤 얻어지는 평화도 있겠지만, 마음을 곱게 써서 얻어지는 평화가 진정한 평화로 믿고 싶다. 그렇다고 아주 달리지 않고 살 수는 없을 테니, 사탕 하나 빨면서 천천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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