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여행의 기술

톰소여와허크 2010. 8. 31. 15:59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이레, 2004.

삶이 시들해서 변화가 필요할 때 혹은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으로 여행을 꿈꾸곤 한다. 무계획의 여행이 참다운 여행이라는 말이 있지만, 보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보고, 느끼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 이상의 것이 필요할 것이다.
저자는 이런저런 유명 예술가들의 뒤를 따라다니는 여행을 시도한다. 시인 워즈워스는 영국의 어느 시골 도시(레이크디스트릭트)를 지극히 사랑하여 시편 곳곳에서 그곳의 자연과 삶을 노래하며 말년을 보냈다. 화가 고흐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에 와서야 그가 꿈꾸던 세계를 만나게 되고, 주변에 포착되는 장면이나 풍경을 스케치로 담았다.
기회만 된다면 워즈워스의 시집을 들고 시골 마을을 배회하고, 고흐의 그림첩을 들고 실제 풍경과 견주어 보며 여행하는 것도 아주 근사한 일이 될 거 같다.
자기 고장의 작가를 자랑하는 문학관이나 생가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지만, 그가 산책했던 길, 자주 다녔던 찻집이나 술집을 기웃거릴 수만 있다면 훨씬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저자는 자기집 침대를 여행하는 한 인물에 대한 소개를 덧붙인다. 여행에 특별한 기술은 없다는 뜻일 게다. 있다면 그건 전부 각자의 몫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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