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종수곽탁타전(種樹郭橐駝傳)/ 유종원

톰소여와허크 2010. 12. 4. 09:08

종수곽탁타전(種樹郭橐駝傳)/ 유종원


  곽탁타의 본 이름이 무언지 알지 못한다. 곱사병을 앓아 허리를 굽히고 걸어다녔기 때문에 그 모습이 낙타와 비슷한 데가 있어서 마을 사람들이 '탁타'라 불렀다. 그는 그 별명을 듣고 매우 좋은 이름이다. 내게 꼭 맞는 이름이라고 하면서 자기 이름을 버리고 자기도 탁타라 하였다.

  그의 고향은 풍악으로 장안 서쪽에 있었다. 탁타의 직업은 나무 심는 일이었다. 무릇 장안의 모든 권력자와 부자들이 관상수(觀賞樹)를 돌보게 하거나, 또는 과수원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과수(果樹)를 돌보게 하려고 다투어 그를 불러 나무를 보살피게 하였다.

  탁타가 심은 나무는 옮겨 심더라도 죽는 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잘 자라고 열매도 일찍 맺고 많이 열었다. 다른 식목자들이 탁타의 나무 심는 법을 엿보고 그대로 흉내 내어도 탁타와 같지 않았다.

  사람들이 까닭을 묻자 대답하기를, 나는 나무를 너무 오래 살게 하거나 열매가 많이 열게 할 능력이 없다. 나무의 천성을 따라서 그 본성이 잘 발휘되게 할 뿐이다.

  무릇 나무의 본성이란 그 뿌리는 펴지기를 원하며, 평평하게 흙을 북돋아주기를 원하며 원래의 흙을 원하며, 단단하게 다져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일단 그렇게 심고 난 후에는 움직이지도 말고 염려하지도 말 일이다. 가고 난 다음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 듯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온전하게 되고 그 본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성장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가 없다. 그 결실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일찍 열매 맺고 많이 열리게 할 수가 없다. 다른 식목자는 그렇지 않다. 뿌리는 접히게 하고 흙은 바꾼다. 흙 북돋우기도 지나치거나 모자라게 한다. 비록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사랑이 지나치고 그 근심이 너무 심하여 아침에 와서 보고는 저녁에 와서 또 만지는가 하면 갔다가는 다시 돌아와서 살핀다.

  심한 사람은 손톱으로 껍질을 찍어보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사하는가 하면 뿌리를 흔들어 보고 잘 다져졌는지 아닌지 알아본다. 이렇게 하는 사이에 나무는 차츰 본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비록 사랑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원수로 대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지 않을 뿐이다. 달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郭橐駝不知何始名 病僂隆然伏行 有類橐駝者 故鄕人號曰駝

駝聞之 曰甚善 名我固當 因捨其名 亦自謂橐駝云

其鄕曰 豊樂 鄕在長安西

駝業種樹 凡長安豪家富人爲觀游 及賣果者 皆爭迎取養視

駝所種樹 或遷徙無不活且碩茂 蚤實而蕃

他植木者 雖窺伺傚慕 莫能如也

有問之對曰 橐駝非能使木壽且孶也 以能順木之天 以致其性焉爾

凡植木之性 其本欲敍 其培欲平 其土欲故 其築欲密

旣然已勿動勿慮 去不復顧

其蒔也若子 其置也若棄 則其天者全 而其性得矣

故吾不害其長而已 非有能碩而茂之也

不抑耗其實而已 非有能蚤而蕃之也

他植木者不然 根拳而土易 其培之也 若不過焉 則不及焉

苟有能反是者 則又愛之太恩 憂之太勤

旦視而暮撫 已去而復顧

而甚者爪其膚以驗其生枯 搖其本以觀其疎密

而木之性日以離矣

雖曰愛之 其實害之 雖曰憂之 其實讐之

故不我若也 吾又何能爲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