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별이 빛나는 밤>1889년
반 고흐(박홍규 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아트북스, 2009.
* 고흐 이름이 아직 익숙지 않았던 시절, 미술교과서에 실린 <별이 빛나는 밤>1889을 오래 들여다 본 기억이 있다. 사람을 끄는 묘한 힘이 고흐 그림에 있다는 걸 그때도 어렴풋이 느꼈을 것이다.
뛰어난 그림을 그렸다는 것만으로 - 그는 생전에 그림 한 점을 겨우 팔았다 - 고흐의 생애와 작품이 신드롬에 가깝게 주목받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긴 다소 부족하다. 고흐의 치열한 예술정신 못지않게 그의 성실한 기록이 지금의 유명세를 치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본다. 그는 구백 여 통의 편지를 남겼다. 가족에 대한, 그림에 대한, 책에 대한, 고흐의 진지한 고민을 따라가다 보면, 책 제목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를 지나온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어느 날의 편지에는 “가난에 갇혀 있고, 이런저런 일에서 거부당하며, 필요한 것은 죄다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다”는 데서 그의 좌절을 읽기도 하고, “나는 오랫동안 망설이면서 색채의 생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그러나 이는 시간 문제이자 연습 문제야. 터치를 더욱더 정확하게 하려면 달라붙어 계속 노력해야 해”라는 구절에서 비범한 천재도, 광기에 사로잡힌 미치광이도 아닌 끊임없는 습작과 노력으로 자신을 향상시키려는, 예술가를 만나게 된다.
“도대체 언제쯤 나는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그릴 수 있을까?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는 그 그림을?” 그리고 일 년 후 고흐는 생 레미에서 <별이 빛나는 밤>을 남겼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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