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소설> 검은 수련

톰소여와허크 2015. 10. 30. 22:26

 

모네, 수련(1908년)

 

미셸 뷔시, 『검은 수련』 , 달콤한책, 2015.

 

 

  모네가 지베르니 마을에 정착하여 수련 연작을 그린 모네의 집과 정원은 인근의 미술관과 함께 산책 코스로 유명하다.

  소설은 모네 사후, 그 마을을 배경으로 생긴 세 건의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 중심에는 그림을 좋아하던 어린 파네트, 파네트가 성장한 스테파니, 스테파니의 노후인 ‘나’가 있다. 파네트와 스테파니와 ‘나’의 시절이 교차하면서 소설이 전개되는 동안 독자는 이를 눈치 채지 못하고, 소설 속 파네트도 스테파니도 범인을 특정하지 못하며, 마지막 순간에야 매듭이 풀리며 인상적인 마무리로 이어진다.

  파네트의 그림에 대한 꿈을 꺾고, 스테파니의 사랑을 접게 한 것이 또 다른 성격의 이기적 사랑인 것을 지켜보면서 독자는 사랑이 어떠해야 하는 것인지 되묻게 된다. 모네의 ‘검은 수련’이 공식적으로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어딘가 있을 수도 있듯이, 파네트처럼 예술적 영감과 절망에 휩싸여 그려낸 ‘검은 수련’도 어딘가 비밀리에 존재할 것만 같다.

  소설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지베르니 마을의 분위기나 그림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즐거웠던 시간이다.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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