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작하는 봄' 외/ 홍해리 홍해리 신작소시집 * 「독작하는 봄」외 5편 독작하는 봄 앵앵대는 벚나무 꽃그늘 아래 홀로 앉아 술잔을 채우다 보니 무심한 바람결에 꽃잎 절로 날리고 마음은 자글자글 끓어 쌓는데 가슴속 눌어붙은 천년 그리움 절벽을 뛰어내리기 몇 차례였나 눈먼 그물을 마구 던져대는 봄바람 사랑이 무어라고 .. 감상글(시) 2010.09.13
먹통사랑/ 홍해리 먹통사랑/ 홍해리 제자리서만 앞뒤로 구르는 두 바퀴 수레를 거느린 먹통, 먹통은 사랑이다 먹통은 먹줄을 늘여 목재나 석재 위에 곧은 선을 꼿꼿이 박아 놓는다 사물을 사물답게 낳기 위하여 둥근 먹통은 자궁이 된다 모든 생명체는 어둠 속에서 태어난다 어머니의 자궁도 어둡고 먹통도 깜깜하다 살.. 감상글(시) 2010.08.31
설마雪馬/ 홍해리 설마雪馬/ 홍해리 눈처럼 흰 말 눈 속에 사는 말 눈 속을 달려가는 말 설마 그런 말이 있기는 하랴마는 눈처럼 흰 설마를 찾아 눈 속으로 나 홀로 헤맨다 한들 설마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만 말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말 달려가는 요란한 소리만 들려올 뿐 한평생 허위허위 걸어온 길이라 해도 앞이 .. 감상글(시) 2010.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