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영화)

웰컴투 동막골

톰소여와허크 2010. 8. 31. 13:53

글 작성 시각 : 2005.08.23 23:16:51


동막골 사람은 이 세상 사람 같지 않다. 우선 큰 다툼이 없다. 누가 화를 낼 것 같으면, ‘그래, 화를 내는 건 당연해’라고 고개를 끄덕 거려주니 더 이상 화내기도 곤란한 노릇이다.
동막골 사람에겐 차별이 없다. 미친 여자가 온 동네를 제 안방처럼 휘젓고 돌아다녀도, 아무도 그녀를 방해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미친 여자도 평범한 동네 사람 중 한 명으로 대우할 뿐이다.
동막골의 인심은 이 세상 사람들의 그것보다 훨씬 깊고 자연스럽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과 총부리를 겨누던 군인을 마을의 일원으로 기꺼이 받아주고 살갑게 대해준다.
동막골 사람들에게 동화된 남북의 군인들이 죽음으로써 미군의 폭격에 대항한 것은 이런 유토피아를 잃지 않으려는 절실한 마음의 표현이다. 물론,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것도 유쾌한 상상력이다.
유토피아는 꿈꾸는 자의 몫이지만 항상 현실 저 편에 있다. 상상력, 그 이상으로 소중한 것은 현실 저 편에 닿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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