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톰소여와허크 2010. 8. 31. 18:55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샘터, 2009

장영희 교수가 엮어 낸 마지막 글이다. 그녀가 암이라는 거대한 적을 상대하면서도 일상을 부지런히(본인은 게으르고 느린 게 천성이라고 그랬지만...) 살아온 흔적을 만나게 된다. 유학 시절의 이웃 할머니부터 강의를 듣던 학생들과의 인연, 가까이 지내는 어머니나 조카 이야기로부터 한번쯤 만나고 스쳐가는 타인과의 인연에서도 글감을 떠올리고 울림이 있는 글을 만들어 냈다.
외모나 보여주는 것에 미련을 갖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진작 중요한 것은 실속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살아보니 그렇다는 것인데 그녀가 말하는 실속은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 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 쌓고, 진정으로 남을 대해 덕을 쌓는 것”이다.
절망에 빠져 있는 친구들을 위해서는 어머니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 한다. 뼈만 추리면 된다는 것이다. 살다보면 밑지고, 속고, 실망하고 그런 일이 왜 없겠는가. 어떤 이는 절망의 바닥까지 내려가서 다시 시작하라고 그러지만 여기에 뼈만 추리면 그만이라는 말 하나를 추가해도 좋겠다.
고인은 ‘무더기 환자’에서 벗어나는 게 소원이라고 했는데, 이미 글을 읽은 다수의 독자에게 특별한 그녀가 되어 있는 듯하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