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소설> 친정 엄마

톰소여와허크 2010. 8. 31. 22:18

고혜정, 친정 엄마, (주)나남

큰누나가 보고, 아내가 본 것을 따라 읽게 된 책이다. 드라마 작가가 쓴 소설인데 드라마 작가답게 삽화와 삽화를 이으며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제목대로 엄마와 그 딸에 관한 이야기이다.
엄마는 세상 물정에 어두우시고 순진하신 분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당당하게 소신을 말하고 쓸데없이 기죽어 살지는 않는다. 자기감정에 솔직하시고 낙천적이시다. 이런 엄마를 딸이 꼭 빼닮았다. 집안 형편이나 교육 정도를 문제 삼아 결혼을 반대하는 시댁에 대해서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딸이 보여주고, 그 어머니가 보여준 태도는 의연하기까지 하다.
엄마와 딸이 다른 점이 있다면, 엄마는 바느질하는 양재학원을 계속 다니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에 발목이 묶이어 한 달 만에 그만두어야 했고, 딸은 끝내 집안의 양보를 얻어 내어 서울 쪽 대학으로 진학하여 드라마 작가의 꿈을 이루었다. 딸이 엄마보다 더 집요했거나 더 나은 선택을 했다기보다는 엄마가 희생할 강요받을 수밖에 없도록 시대상이 그러했을 것이다.
엄마는 딸에게 더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하고, 딸은 엄마에게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한다. 존재 자체로 서로에게 고마운 관계이다. 마음으로 속삭여 보자. 당신이 있어서, 너가 있어서 고마운 일이라고, 참 고마운 일이라고…….(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