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2003년, 대구 지하철 이야기

톰소여와허크 2010. 9. 1. 00:29

온전치 못한 한 사람의 실수가 숱한 사람에게 너무 큰 상처를 남겨주었다.
고통스런 죽음 직전에서 '사랑'을 말하는 게 너무 안쓰럽고도 귀해서 조심스럽게 기사내용을 인용한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살아남은 자는 또 무언가를 이야기하며 살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빈다.


[한 푼이라도 보태자며 학습지 교사로 맞벌이에 나선 주부 김인옥(30)씨는 18일 오전 6살과 4살짜리 두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지하철로 출근하면서 남편 이홍원(35)씨에게 휴대폰을 걸었다. “지금 지하철인데 거의 사무실에 도착했어. 저녁 밥 맛있게 준비해놓을 테니까 오늘 빨리 퇴근해.” 그 때만 해도 남편 이씨는 행복한 저녁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행복의 순간도 잠시였다.
부인 김씨로부터 피맺힌 절규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 여보! 불이 났는데 문이 안 열려요. 숨을 못 쉬겠어요. 살려주세요, 살려줘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여보 사랑해요. 애들 보고싶어…”라는 김씨의 한 마디는 부부가 이 세상에서 나눈 마지막 대화가 되고 말았다.]<한국일보>

["엄마, 지하철에 불이 났어."
"영아야, 정신 차려야 돼."
"엄마, 숨을 못 쉬겠어."
"영아, 영아, 영아…."
"숨이 차서 더 이상 통화를 못하겠어. 엄마, 그만 전화해."
"영아야, 제발 엄마 얼굴을 떠올려 봐."
"엄마 사랑해….".
18일 오전 사고 현장을 헤매고 다니던 장계순(44)씨와 딸 이선영(20)양과의 마지막 휴대전화 통화 내용이다.]<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