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그대라는 문장

톰소여와허크 2011. 7. 23. 02:26

 

손세실리아, 그대라는 문장, 삶이보이는창, 2011.

 

 

- 「곰국 끓이던 날」로 처음 접했던, 시인 손세실리아의 산문집이다. 시인이 만났던 사람과 시인이 읽었던 시를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제주 사람 서명숙은 시인을 올레 폐인의 길로 인도했다. 시인이 그랬던 것처럼 제주에 가게 된다면 그 전에 『제주 걷기 여행』을 읽어 봐야 할 것 같다.

  서울의 사진전을 보고 제주로 날아가서 만나게 된 사진작가 김영갑과의 몇 번의 만남과 마지막 이별도 마음에 남는다. 김영갑은 루게릭병으로 죽어가는 그 순간에도,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 길 없는 아름다운 제주를 사진에 담을 수 있었기에 자신을 행운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 작가를 만난 시인 자신도 행운아란다.

  이 밖에 제자에게 밥 사는 데 열심이었던, 시인의 은사이기도 한 조태일 시인과의 인연, 북에 묘목을 전하기 위해 수천 명의 사람과 포옹을 나눈 배우 안석환과의 만남, 미군 기지 이전을 반대하면서 대추리에서 만난 사람들까지 시인은 숱한 만남과 그 만남에서 생긴 소회를 적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자신과 이웃의 삶을 함께 가꾸어 가려는 시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