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긍구당(농암종택 내 별당), 아래: 추월한수정(퇴계종택)
이성원, 천년의 선비를 찾아서, 푸른역사, 2008.
- 저자는 농암 이현보 선생의 17대 종손이다. 한때 가출을 감행하고 다른 삶을 기웃거리기도 했지만 종손의 운명을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가송리 종택에 은둔하면서 마음의 방황을 정리하면서 책을 읽고 쓰는 여유와 즐거움을 얻었단다.
저자는 ‘공부에 간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퇴계 공부법을 ‘잔잔한 긴장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으로 스스로 새기며, 도산서당을 거닐고 퇴계 제자들의 행적을 살피는 시간을 갖는다. 저자가 생각하는 선비는 ‘부끄러움을 아는 훌륭한 인물’을 지향하는 인물이며 그 중심에 종택 문화가 있다가 여긴다.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부모와 이웃 노인을 섬기는 데 극진했던 농암의 모습이나, 편지를 통해 성심으로 제자를 일깨우던 퇴계의 정신에 대해서 후손, 혹은 후학의 입장에서 애정을 담아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소개해 준다. 안동댐 수몰 후 오천과 우포, 하계와 원천, 가송과 청량산을 오가며, 남겨진 유산과 종택, 그리고 사람을 만나면서 ‘간단 없는’ 공부의 중간 결과물을 내놓은 게 이 책이 아닐까 싶다.
농암 종택에서 이 책을 마저 읽었다. 저자가 추천한 ‘예던 길’을 다 걷지 못해 아쉬웠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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