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절, 그 속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우리 문화재들

톰소여와허크 2013. 9. 1. 21:37

박종두, 『절, 그 속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우리 문화재들』, 생각나눔, 2011.

 

   우리나라 문화재의 상당수가 불교와 관련되어 있고, 불교는 절을 중심으로 민간에 영향을 끼쳐 왔다. 그러니 유서 깊은 절에 다녀오는 것이 곧 문화 체험이긴 한데, 웬만한 지식과 안목을 갖추지 않으면 절집에 부처요, 안마당에 탑이요, 뒤꼍에 부도요, 이 절과 저 절이 마찬가지요, 라는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

   문화재 안내판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관련 그림이라든지 용어 풀이라든지 따로 안내판이 있어야 할 것 같으나 지나친 친절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런 배려는 드물다. 저자의 말대로 참고할 만한 책도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이 책은 이런 아쉬움 속에 ‘사찰 문화재 탐방 가이드 북’이란 부제에 꼭 알맞게 잘 빠져나왔다.

사찰과 건축물, 불상과 보살상, 불화, 탑, 부도, 석등, 불전사물 순으로 각 문화재의 용어와 쓰임, 담고 있는 의미 등을 쉽게 풀어 써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전국의 사찰을 대상으로 각 분야의 인상적인 문화재와 그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면서 재미와 깊이를 함께 주는 점도 높이 살 만하다.

   공부 삼아 대적광전 부분을 몇 구절 옮긴다. “대적광전, 대광명전, 비로전, 보광전, 각황전 또는 화엄전이라고 부르는 이 불전에는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안치한 전각이다. 대적광전이란 비로자나불이 있는 곳, 즉 진리의 빛이 가득한 연화장 세계를 뜻한다… 비로자나불은 법신불이란 부른다. 법신이란 불법, 즉 진리 그 자체를 말한다. 실제로는 형체가 없지만, 예배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 불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비로자나불상은 화엄종 사찰에서 주불로 모신다… 석가여래가 항마촉지인과 선정인을 하고 있는 반면에 비로자나불은 지권인을 하고 있다. 지권인은 왼손 집게손가락을 오른 손으로 감싼 모습이다. 왼손은 중생을, 왼손을 감싼 오른손은 바로 법계, 즉 법의 세계를 나타낸 것이다. 중생을 불법으로 보호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무심코 지나기 쉬운 불전과 불상을 사진과 그림을 더해서 기본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적어 놓았으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 판다고 한다. 그 우물을 파서 혼자 사용하지 않고, 여러 사람과 나누면 그것도 보살행이리라.(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