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미주알고주알 우리말 속담

톰소여와허크 2014. 2. 18. 21:42

박일환, 『미주알고주알 우리말 속담』, 한울, 2011

 

- 속담에서 재미를 느낄 때가 많다. 속담을 이루는 말 자체도 재미를 주지만 상황에 딱 들어맞는 절묘한 표현을 만나서 탄복할 때도 있다. 게다가 선인들의 지혜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으니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격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상의 이익을 본다는 이 속담은 원래는 그런 뜻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도랑 치는 순간에 가재는 몸을 감출 테니, 속담의 진의는 일의 순서가 뒤바뀌어 애쓴 보람이 없다는 의미라고 밝힌다.

  제목에 나오는 ‘미주알고주알’은 사소한 것까지 캐어묻는 모양인데, 앞의 ‘미주알’은 창자의 끝 부분이며 뒤의 ‘고주알’은 운율에 맞추어 덧붙인 말이다. ‘말미잘’이 말(크다)과 미잘(미주알)이 만나서 된 단어라는 소개도 있다.

  ‘업족제비가 비행기를 탔다’는 말은 ‘업’(집안의 살림을 지키는 동물이나 사람)이 나가서 집안이 잘 안되는 경우를 일컫는 속담이다. 업구렁이, 업두꺼비, 업족제비와 함께 업둥이(집 앞에 버려진 아이. 보통 그 집에서 키울 때 쓰는 말)의 ‘업’도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행여나 그렇게 들어온 아이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업둥이라는 좋은 뜻의 명칭을 붙여 준 마음을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속담 자체가 우리네 삶과 사람들의 행동을 헤아려 보게 하는 것 같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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