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소설> 북성로의 밤

톰소여와허크 2014. 5. 29. 22:44

조두진, 『북성로의 밤』, 한겨레출판, 2012.

 

- 대구 감영공원을 안에 두고 대구역 건너편에서 달성공원까지 이어지는 골목이 북성로다. 현재 약전골목길인 남성로가 이상화 고택, 계산성당으로 이어지는 근대골목으로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차츰 북성로의 문화유산이나 가치에도 눈길이 옮겨가는 중이다.

  북성로는 원래 읍성 자리인 것을 일본 상인이 주도가 되어 성을 허물고 자신들의 지역 기반을 닦으면서 골목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대구와 북성로를 대표하는 미나카이 백화점을 중심으로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면면을 보여준다. 노태영, 노치영 형제를 통해 일본순사를 하든 독립운동을 하든 나름의 논리를 갖고 삶을 살아가고자 했으나 시대의 풍랑 속에 제각각 쓸쓸한 운명을 맞이하는 모습을 그려냈고, 조선인 사원 노정주와 백화점 주인 딸 아나코의 풋풋한 사랑이 결실하거나 깨어지는 과정을 통해서도 인간 삶에 끼어드는 여러 군상들의 욕망과 그 욕망을 부추기거나 좌절시키는 시대 분위기를 전한다. 

  북성로의 밤, 지금도 꿈을 쓰고 사랑을 쓰는 사람들로 분주할 것이다. ‘사랑은 가고 / 과거는 남는 것’이란 박인환 시구절이 문득, 생각난다. (이동훈)

1939년 대구 북성로, 미나카이 백화점이 보이는 풍경

'감상글(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토리텔링> 이야기는 살아있다  (0) 2014.06.20
<에세이> 누들 로드  (0) 2014.06.05
<소설> 담징  (0) 2014.05.22
<에세이> 길 귀신의 노래  (0) 2014.05.11
<에세이> 오대산 월정사 이야기  (0) 2014.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