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욱정, 『누들 로드』, ㈜위즈덤하우스, 2009.
* 국수에 관한 다큐를 책으로 줄여 출판한 것이다. 국수의 기원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공부가 답사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다큐로 제작된 것인데, 신장위구르자치구 화염산에서부터 중국 본토로, 중앙아시아로, 한국으로, 일본으로, 이탈리아로 국수가 어떻게 전파되고 그 지역에 맞게 바뀌었는지 따라가는 여정이 바쁘게 이어진다. 책 대신 TV로 보았다면 국수를 눈으로 맛보는 즐거움이 컸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국수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국수와 관련된 이야깃거리가 국수 면발보다 더 길게 생길 법도 한데, 이 글에서 몇몇 장면이 눈에 띈다. 한국의 사찰국수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스님들이 멸치를 사용하지 않고 말린 표고버섯, 다시마, 무만 넣고 육수”를 내는데 여기 들깨즙을 넣기도 하는 것은 들깨가 단백질과 지방을 보충하기 때문이란다. 일본의 절, 에이헤이사에서는 유독 국수를 먹을 때만 입에서 후루룩 소리내는 것을 허용한다는데, 엄격한 수행 중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 의미가 있지 않겠냐는 설명이 있다.
국수든 라면이든 식판에 올려져 여기까지 온 과정을 조금이라도 알고 먹는 게 더 깊은 맛을 느끼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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