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남산초등 팽나무
곽재구, 『길귀신의 노래』, 열림원, 2013.
- 곽재구 시인의 산문집이다. 여행에 대한 기록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와온과 여수 주변의 마을 풍경, 여행자나 그곳 사람들과의 인연에 대한 소개와 함께 구소련 지역과 인도를 여행할 때의 에피소드도 접할 수 있다.
시인은 유년 시절, 시끄럽게 느껴지던 집을 떠나 무작정 길을 나섰다가 낯선 집에서 사흘을 묵게 되는 경험을 이야기한다. “내 나이 아홉 살, 길 위에서 처음 ‘손님’이란 말을 들었고 그것이 내 여행의 시작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후로 여행은 시인의 삶의 일부가 된 듯하다.
언젠가부터 길로 나서면 길귀신에게 인사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하는데, 그가 말하는 길귀신은 햇살과 흙냄새와 바람이다. 이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시인도 남이 보기엔 길귀신과 한통속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책을 읽다가, 또 우연한 기회에 마음에 담아 둔 도시 이름이 있을 텐데, 잊지 않고 있다면 한 번쯤 가게 된단다. 시인에게 ‘여자도’도 그런 곳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팽나무와 멀구슬나무가 있다는 그곳 초등학교 분교를 내 머릿속에도 집어넣고 책을 덮는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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