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점선 作
장영희, 『생일』, 비채, 2006.
- 2009년 나란히 작고한 장영희 교수와 김점선 화가가 생전에 의기투합해서 쓰고 그린 책이다. 장영희 교수가 영미시를 인용하여 감상글을 적었으며 김점선 화가가 동화적 감성의 그림을 빼곡 그려넣었다.
그중에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A Drinking Song>은 내 짧은 영어 실력에도 눈에 들어온다.
Wine comes in at the mouse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Before we grow old and die.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잔 들어 입에 가져가며
I look at you, and I sigh. 그대 보고 한숨 짓네.
장영희 교수는 “그대를 보면 사랑이 절로 생기고, 사랑에 눈뜨면 이제껏 보이지 않던 것이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왜 화자는 한숨을 짓나? 앞의 그대가 사랑하는 다른 누군가를 대신하고 있어서 일까? 아니면 사랑스런 이 순간이 스러져갈 것을 미리 걱정하는 것일까?
마지막 한 구절로 시는 훨씬 깊어지는 느낌이지만, 장영희 교수는 애써 한숨(sigh)을 피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눈으로 들어오는 사랑만으로 벅찬 한 생(life)임을 믿고 싶었을 것이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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