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탁본
구광렬, 『반구대』, 작가, 2014.
-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보면서 누가 새겼을까. 왜 새겼을까. 새긴 그림이 의미하는 바는 무얼까. 그 당시 이 곳 부락은 어떻게 형성되고, 부락민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다가 죽어갔을까. 숱한 의문이 글쓰기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역사시대 이전의 일이니 자료도 불충분하고 정확한 고증도 어려웠을 텐데, 자료 조사와 함께 그림을 통해서 영감을 얻고 거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했을 것으로 본다.
작가는 으뜸(부족장)과 당골레(종교적 지도자)와 새김이(예술가)의 부침을 통해서 한 마을의 성쇠를 그린다. 으뜸이 되고 싶어하는 ‘큰주먹’과 질서 바깥에서 자신의 일을 하고 싶어하는 ‘그리매’가 일과 사랑을 둘러싸고 적대적으로 겨루다가 화해하는 내용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힘과 지혜 혹은 생활과 예술이 공존하는 삶을 지향하는 작가의식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암각화의 마모가 심각하다는 걱정 속에서도 당시를 핍진하게 재현한 소설 한 편이 꽤 위로가 된다.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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