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여행길에 만난 신라탑

톰소여와허크 2014. 12. 20. 14:36

 

숭복사지 3층석탑(2012)

 

 

박준식, 『여행길에 만난 신라탑』, 계명대출판부, 2011.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탑을 보러 다니면서 자연을 호흡하고, 우리 문화를 이해하며 즐기고, 더불어 역사나 예술의 세계도 엿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근사한 취향인가?”라고.

  탑 자체에서 풍기는 느낌, 탑의 내력이나 문양에서 얻는 소소한 즐거움, 주변 공간과 어울려서 자아내는 아름다움이 다 다르기에 탑 여행은 요란할 것도 없겠지만 단순하지도 않으며 곳곳에 예상치 않은 즐거움이 있다.

  모전석탑(화강석이나 안산암을 벽돌처럼 다듬어 만든 전탑을 닮은 탑)의 계보를 줄여서 이해하면, 분황사 석탑을 시작으로 해서 의성 탑리 5층석탑, 죽장사 5층석탑, 낙산동 3층석탑은 정형 석탑의 형식과 결합되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영양 봉감동 5층석탑은 전탑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쪽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탑에 신장상을 조각하는 기법은 9세기 이후 주로 나타났는데, 기단이나 몸돌의 분할 면수에 따라 인왕상(문 지킴이), 사천왕상(동서남북 방위를 담당), 팔부중상을 새기게 되었다.

  인왕상이 좋았던 장항사지 석탑, 팔부중상이 인상적이었던 창림사지, 숭복사지 석탑 등을 떠올리며 그때의 풍경과 그때의 바람소리를 가만가만 생각해 본다.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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