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소설> 국수

톰소여와허크 2015. 1. 29. 20:02

『국수』창비, 2014.

 

 

  - 작가의 단편집을 읽었다. 삶의 밝고 유머러스한 부분보다는 어두운 면을 잘 그려냈다는 생각이다. 일상의 감추고 싶거나 바로 인정하기는 싫은 내용을 보란 듯이 끄집어내서 결국 수긍하게 하는 솜씨가 있다.

  ‘막차’는 며느리 임종을 앞두고 서울로 찾아가는 시어머니의 속내가 중심내용을 이룬다. 아들 내외의 불운을 아파하며 돕지만, 최소한의 생계수단인 미장원만큼은 남겨두려는 시어머니는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고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며느리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다.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은 반대로 며느리 입장에서 시아버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주된 내용이다. 남편이 시아버지의 빌라를 처분해 없앤 까닭에 부득이 모시고 살지만, 될 수 있으면 시아버지를 피하려고 하는 가운데 시아버지가 실종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마음이 있으나 환경이 따라주지 않거나, 여유는 있으나 마음이 움직여주지 않으면서 불거지는 이런저런 갈등이 우리 주변에 항상 도사리고 있다. 안 겪었으면, 안 봤으면 하는 불편하고 무겁기만 한 일들이지만 작가는 환상적인 기법을 사용한다든지 해서 요령 있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삶의 숱한 우여곡절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또한, 많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임을 한번 더 생각하는 시간이다.(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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