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책)

<에세이>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

톰소여와허크 2016. 6. 12. 20:55



- 피테르 브뢰헬, <이카로스의 추락>


신현림,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 서해문집, 2016.


- 신현림 시인이 그림과 시를 연결 지어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뭉크의 <절규>와 함께 로렌스의 “저의 운수를 훼방 놓은 것은/ 그 무엇이라도 시궁창에 차넣으십시오”(‘현대의 기도’ 중)라는 시를 소개하면서, 고통도 충분히 표현되기를 바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강조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시원하게 저항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임을 말한다.

   에곤 실레의 <한 쌍의 연인>을 소개할 때는 “우리는 서로 버리지 못할 양말이 되어 붉은 저녁 하늘을 맘껏 날으며 흘러내려요”(‘양말 한 마리’ 중)라는 시인 자신의 시를 내보인다. 에곤 실레와 아내의 사랑을 떠올리며, 시인은 서로를 가엾이 여기는 연민이 소중하다는 말을 남긴다.

    브뢰헬의 <이카루스의 추락>과 갈로의 ‘그것은 곧 내게 베푼 것’의 연결도 퍽 인상적이다. 그림에는 바다에 빠진 이카루스의 다리만 보이고 주변 사람들은 이에 무관심한 채 자기 일에만 열중하고 있다. 그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들려주듯 “그대 곁을 스쳐 가는 이 모두에게/ 조그만 부드러운 바람 같은 친절을 베푼다면/ 그것은 곧 내게 베푼 것”이라는 시가 소개되어 있다. 시인은 누군가의 고통에 관심에 기울여 줄 것을,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을 소망하는 것이다.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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