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 (1959- ,전북 고창)
은희경은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별다른 곡절 없이 모범생으로 인생을 살았다. 여유 있는 집에서 세겨 명작 동화를 많이 읽으며 문화적 교양을 쌓은 것이다. 하지만 예쁜 소녀 은희경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아이들이 잘 안 놀아준다고 부모님께 이야기해도, 그건 네가 너무 똑똑하고 예쁘니까 그런 것이라고 슬쩍 넘겨버렸다고 한다.
중 2 무렵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야반도주를 한 경험도 있다고 한다. 성당에서 무용 발표를 앞두고 있었는데 혼자 우겨서 무용 발표를 마치고 혼자 버스를 타고 가족을 따라가기도 했다.
대학 시절, 민족과 민주에 대해 열변을 토하면서도 정작 데모는 별로 안 했다. 그 시절을 조심스레 보낸 대신, 졸업장과 교사자격증을 얻어 고양여고의 국어 선생님으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다. 그러나 교사라는 직업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 1년 만에 사표를 내고, 여성지 「여원」에서 남의 글을 고쳐주는 일을 했다. 3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문장 훈련도 하고 대중적 감각도 익혔다.
그 뒤로도 이벤트 회사, 기획회사와 「행복이 가득 한 집」등에서 일했으며, 아이들이 어릴 때는 자유기고가로 여성지에 육아 칼럼을 연재했다.
`무엇인가에 미쳐 본 적이 없는 20대`를 보낸 후, 서른이 되면서 `비로소 배짱도 생기고 내가 원하는 삶을 선택해 나가기 시작했다.` 소설은 이 새로운 인생 찾기에서 그가 내건 승부수였다. 처음 지방에 내려가 한 달 만에 다섯 편의 단편을 써내려 가면서, 비로소 `이게 내가 가야 했던 길이다`는 확신을 가졌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각에 노트북 컴퓨터 하나 달랑 챙겨 들고 지방에 내려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이중주>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나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자, 산사에 틀어박혀 두 달 만에 <새의 선물>을 썼다. 이 작품이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하면서 필명을 날리게 되었다. 한 해에 신춘문예 당선과 문학상 수상을 동시에 한 작가는 1979년 이문열, 1987년 장정일 이후 처음.
`한 술` 한다. 그러다 보니 전에는 음주 운전을 좀 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차를 몰아도 아무 탈이 없다가 음주 단속에 걸렸다. 면허 정지 정도로 충분했는데, 겨우(?) 맥주 두 병 마시고 걸린 게 억울해 항의하다가 면허 취소를 당했다. 그러고도 여동생 면허증을 가지고 운전을 하다, 동생 면허증으로 딱지를 떼기도 했다. 그만큼 `대담`한 주부다. 그러나 요즘은 절대 음주 운전 같은 것은 안 한다. 글이 안 풀리면 캔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잠을 청한다. TV 쇼 프로를 아주 좋아하며, 담배는 하루 서너 개피.
은희경은 시사 주간지 기자를 거쳐 연예 주간지 기자로 있는 남편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새의 선물』에 실린 은희경의 사진을 찍어 준 이가 바로 남편이다. 그러나 사진 기자는 아니고, 마찬가지로 글 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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