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글(영화)

인어 공주

톰소여와허크 2010. 8. 31. 13:37

글 작성 시각 : 2004.07.15 10:53:25

어머니는 목욕탕 때밀이다. 때도 잘 밀지만, 욕도 잘 한다. 생활력이 강하다는 정도를 훨씬 넘어서서 억척스럽고 우악스럽기 그지없다. 아버지는 선량하고 말이 없다. 남의 빚 보증도 잘 서준다. 돈도 모으지 못하고 늘 손해만 보고 산다. 그래서 어머니가 아버지를 함부로 대한다. 욕하고, 무시하고 대들기도 한다.
딸은 이런 분위기의 집이 너무 싫다. 그렇지만 결국 아버지, 어머니를 떠날 수 없는 자신을 깨닫는다. 집 나간 아버지를 찾아 나선 길에, 이상 체험을 한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연애시절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아버지만을 바라고 살던 어머니의 처녀시절과,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주는 여자를 위해서 뭔가 도움을 주고싶어하는 아버지. 함께 있지 못하는 시간엔 까무러지고마는 두 사람의 맑고 순한 사랑을 알게 되었다.
사랑보다 삶이 먼저인 세상에서 조금씩 거칠어지고 주눅든 두 사람이지만, 둘은 여전히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 풋풋한 연애의 심정으로 세상을 살아가기엔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을 것이다. 사랑의 방식을 탓하지 말자. 다만, 사랑은 기억의 저편에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내 발 앞에 놓여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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