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연, 초록향기의 풀꽃사랑 이야기, 예원미디어, 2005
다음카페에 ‘풀꽃나라’의 시삽으로 소개된 아주머니가 풀꽃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글로 엮었다. 이 아주머니는 산과 들에서 만나는 풀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한참을 지켜보고, 말을 건네고, 사진에 담는다.
아름다운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풀꽃 주위에서 손발이 저리도록 앉아 있는 모습을 접하고, 사랑에 빠진 사람의 자세가 이러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사랑은 그 대상을 위해서 마음을 주는 것이고 또한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는 것이다. 만남을 통해서 서로가 불편해지는 관계도 더러 있다. 하지만 풀꽃과의 만남에서는 이러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주머니는 한 발짝 더 나아가서 풀꽃과 정신적 교감과 기쁨까지 나누는 경지에 이른 것 같다.
풀꽃은 존재의 신비감을 느끼게 해주고, 아주머니는 그 느낌을 다른 사람과 나누어 가지려 한다. 또한 풀꽃 씨앗을 소중히 받아 종자를 퍼뜨리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아주머니처럼 풀꽃에 미쳐 산을 헤매고 다니지는 못하더라도 동네 주변의 풀꽃이라도 한 번 더 쳐다볼 일이다. 어쩌면 한 생명이, 한 우주가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듣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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